일희일비하지 말고 ‘펀드 이렇게 굴려라’
요즘 펀드 투자자들은 좌불안석(坐不安席)이다. 롤러코스트와 같은 주가 급등락에 펀드 수익률이 하루 사이에 은행 정기예금 금리(연 4~5%)만큼 변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펀드에 새로 가입하려는 투자자들도 고민하기는 마찬가지다. 주가가 단기간에 크게 떨어진 만큼 지금이 투자의 절호의 기회로 보이기도 하지만 추가 하락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증시가 불안정할 때 현명한 투자 전략은 무얼까. 한 펀드애널리스트는 “당분간 신문이나 방송을 보지 말고 주식을 아예 잊고 살라”고 말했다. 다른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도 비슷했다. 펀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것인 만큼 증시의 하루 등락에 너무 신경 쓰지 말라는 것이다.
◆이미 가입한 펀드는 일단 관망
이미 펀드에 가입했다면, 당분간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이번 증시 폭락의 원인이 시장 자체(경제 펀더멘털)의 문제가 아니라 외부(미국발 유동성 위축)에 있기 때문에 이런 불안 요소가 걷히면 주가가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이미 주가가 크게 떨어진 만큼 지금 펀드를 환매하면 그동안의 하락폭만큼 손해를 고스란히 입게 된다는 점도 부담스런 부분이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작년에 연평균 수익률이 1.6%밖에 안 됐던 국내 주식형 펀드가 올 상반기 40%대의 높은 수익률을 올린 것처럼, 지금 성적이 나쁜 펀드가 내년에 얼만큼 수익을 낼지 예측할 수 없다”며 “과거 수익률만 보고 뒤따라가다 보면 더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펀드 투자 비율은 재점검해야
다만 주가 조정기를 그동안의 투자 전략을 되돌아 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예를 들어, 펀드 투자를 시작할 때는 국내와 해외 펀드의 투자 비율을 7 대 3으로 잡았는데, 올 상반기에 해외 펀드가 뜬다고 하자 깊은 생각 없이 해외 펀드에 추가로 가입해 투자 비율이 5 대 5로 바뀌었다면, 일부 환매하는 방법 등으로 투자 비율을 다시 조정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허진영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는 “주가가 크게 오르는 것을 보면서 일부 펀드를 즉흥적으로 가입했다면 현재의 투자 전략이나 비중이 당초 계획과는 달라져 있을 것”이라며 “1년에 한번씩은 펀드 포트폴리오를 정기적으로 조정해 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위험관리 잘 하는 펀드를 고르자
요즘 펀드에 가입해도 큰 손실을 입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국내 기업들의 가치에 비해 주가가 너무 많이 떨어졌다는 판단에서다. 그렇더라도 최근 주가의 변동폭이 커진 만큼 펀드를 가입하는 데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요즘 같은 장에서는 하락 시에도 수익률을 잘 지켜낸 펀드에 가입하는 게 좋은 투자 전략이다. 박승훈 한국증권 자산전략부장은 “펀드를 고를 때 위험 관리 능력보다는 수익률이 좋은 펀드에만 관심을 가졌다면 이번에 손실이 더 컸을 것”이라며 “당분간은 증시가 큰 폭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위험과 수익을 함께 고려해 펀드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목돈은 여러 번 나눠서 가입
적립식 펀드는 언제든지 가입해도 좋다. 펀드의 성격 자체가 앞으로 2~3년 동안 매달 조금씩 쪼개서 투자할 것이기 때문이다. 일반 펀드에 한꺼번에 목돈을 투자할 계획이라면, 가입 시기를 여럿으로 분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A펀드에 2000만원을 투자하려 한다면, 일주일에 500만원씩 네 번으로 나눠 가입하는 것이다. 당장 앞으로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펀드 가입 가격을 균등하게 만들 필요가 있어서다.
김학균 한국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로선 주가의 바닥이 어딘지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데다 예상치 못한 급락에도 대비해야 한다”며 “투자 시점을 기계적으로 나누는 게 안정적인 투자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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